초정밀 계량에서 반복되는 ‘유령 눈금’의 원인을 찾아서

반도체 웨이퍼의 미세 칩을 분석하는 연구실이나 제약·바이오 분야의 신약 개발 실험실에서는 극미량의 시료를 정확하게 계량하기 위해 고정밀 분석 저울을 사용합니다.

특히 소수점 네 자리 수준의 0.1 mg 또는 소수점 다섯 자리 수준의 0.01 mg까지 측정하는 마이크로 분석 저울에서는 아주 작은 외부 환경 변화도 측정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상당히 이상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저울 챔버의 문을 닫고 외부 바람을 차단했는데도 숫자가 계속 움직입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짐판 위에 올려놓았더니 처음에는 0.1234 g을 표시하던 값이 0.1260 g, 0.1290 g 등으로 계속 변합니다. 잠시 기다리면 안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숫자가 움직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저울 주변에 작업자의 손을 가까이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표시값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원인이 없어 보이는데 측정값이 흔들리는 현상을 현장에서는 흔히 ‘유령 눈금’처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령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뒤에는 초정밀 계량에서 매우 중요한 물리적 요인인 정전기(static electricity)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 수지로 제작된 시료 용기, 절연성 유리 바이알 등은 정전기를 쉽게 축적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초정밀 계량 환경에서는 정전기 관리가 측정 신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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